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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소확행/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

우리집 댕댕이 코카스패니얼 '꼬미' 췌장염 진단과 2박 3일 입원 치료 이야기

by 중년엄마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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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과 6년째 함께하는 나의 강아지 아들이자 반려견 꼬미는 2017년생, 올해 견생 6년차로 오는 4월로 만 나이 5년을 채워 간다.

꼬미의 견종은 코카스패니얼인데 식욕이 대단하고 에너지도 왕성하다. 자율 급식을 시도해 보았으나 하루만에 5일치 양의 사료를 먹는 등 자율급식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사 중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우리가 먹는 음식들을 눈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우기 일쑤다.

그러던 꼬미가 얼마 전부터 소화가 안되는지 오후가 되면 가끔씩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변도 묽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식욕은 왕성하며 소화를 돕기 위해 유산균을 주고 있는데 잠시 좋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설사를 하게 됐다.

지난 달 어느 날은 부엌쪽 베란다에 있던 쓰레기봉투를 뒤져 닭뼈를 먹은걸 알게 되어 야간에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기도 했는데, 잘게 부숴 먹어서 변으로 나올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때 장에 가스가 차 있다고 하셨는데, 유산균을 먹이기 시작했다는 말씀에 단기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좀더 장복을 권유하셨다.

그러다가 특히 지난 일주일 동안은 구토와 설사를 조금씩 번갈아해서 유산균도 시중 약국에서 비싼 걸로 바꿔주고 사료도 물에 불려서 급여해 주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강아지 '구토와 설사'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다 그제는 속을 하루 비우게 하고, 다음날 흰죽을 쑤어서 주기도 했다. 그러니 구토 중세도 없고 가라앉아 보였다. 변도 약간 묽긴 했지만 나아보여 사료를 불려서 조금씩 자주 나누어 주었다. 식전 공복에 유산균은 2포씩 주었다.

지난밤 자정이 넘어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잠자리를 바꾸며 서성이더니 다시 구토와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힘들게 토하고 조금씩 자주 설사하고는 갈증이 났는지 물을 먹었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딸아이는 한참을 울고... 아침이 밝으면 바로 병원에 데려가 보기로 하였다.

아침에 평소 다니던 집근처 병원에 꼬미를 데려가서 증상을 말씀 드리자 췌장염 소견을 주셨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결과는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췌장염'이었다. 혈액 검사에서 염증 수치가 무척 높게 나왔다.

 

< 입원 1일차 >

 

이틀은 공복을 유지하며 지켜보고 잦은 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이 있으니 수액을 맞추기로 하였다. 수액 맞추는데 4~5시간이 걸려 오후 늦게 다른 볼일 마치고 찾으러 가기로 했다. 치료실로 들어가기 싫어서 낑낑대고 안들어가려 힘으로 버티는 녀석에게 "좀 이따가 보자~" 하고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니 벌써 허전하다. 녀석... 염증 수치가 얼른 낮아져서 건강하게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췌장염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 등 육류 소화가 안되기에 당분간 사료도 저지방 사료로 처방해 주신다고 했다. 집에 와서 꼬미 줄려고 만들어 놓은 닭백숙을 버렸다.

오후가 되자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꼬미의 염증 수치가 여전히 높을 뿐만 아니라 노란 위액 구토와 설사가 멎지 않고 계속해서 수액을 맞으며 좀더 안정하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이틀 정도 입원해 있기로 결정했다. 저녁에 마침 얼마전 입양한 아기냥이 시카의 진료가 있어서 겸사겸사 두 아이들과 함께 꼬미에게 병문안을 가기로 했다. 여느때처럼 엄청난 반가움과 에너지로 우리 가족을 맞이한 꼬미는 염증으로 인해 온몸이 엄청 아플텐데도 아파보이지는 않을 정도로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이다.

당직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비교적 상세하게 꼬미의 현 상태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자세하게 말씀해 주셨고, 앞으로 꼬미의 견생을 함께하면서 우리가 꼬미의 건강을 위해서 일상 속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꼬미의 경우 곧 만 5년 나이로 염증 수치를 비롯해 건강이 좋지 못하다고 하셨다. 꼬미에게 있어서 육류 지방은 독을 먹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시며 운동보다 식이가 우선이라고 강조해 주셨다.

 

먹는걸 좋아해 내가 부엌에 있을 때는 늘상 곁에 붙어 있는 꼬미가 귀엽고 너무 간절히 먹고싶어하는 모습에 당장 안쓰러워 수시로 이것저것 준 것에 대해 뒤늦은 후회가 되었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반성하고 다짐했다. 헤어질 때는 가기 싫어서 다리를 덜덜 떨며 불안한 눈초리를 보였지만, 우리 모두 꼬미에게 "나아서 내일 모레 만나자"고 인사했다.

< 입원 2일차 >

 

다음 날 오후 꼬미 상태도 살펴볼겸 동물병원에 잠시 들렸다. 다행히 오전에 약간의 음식을 먹었고 구토도 하지 않았으며 조금이긴 하지만 정상에 가까운 응가를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엑스레이를 살펴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염증으로 인해 소장이 퉁퉁 부어서 소장과 대장 사이의 입구를 막아 위장에 있는 조영제 내용물이 대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막혀 있는 상태였다. 오늘은 부기가 가라앉으면서 대장 입구가 열리면서 조영제 내용물이 대장 쪽에 위치해 있었다. 내일까지 하루는 더 병원에 있으면서 변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퇴원하기로 하였다.

 

< 입원 3일차 >

 

저녁에 꼬미를 데리러 갔다. 입원 첫 날 투여한 조영제가 위장관, 소장을 지나 대장에 무사히 도착해 변이 되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확인했다. 아침 저녁으로 먹을 췌장염 치료약을 받고, 꼬미에게 맞는 저지방 사료도 추천해 주셨다. 최소 2~3개월은 추천해주신 저지방 사료를 먹이라고 강조하셨다. 집에 있는 동안 구토와 설사 증세가 다시보이면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오라는 원장 선생님의 말씀도 당직 선생님께서 전해 주셨다. 

 

반려견의 경우 의료보험이 없어서 입원 기간 동안 치료비로 목돈이 들었지만, 지난 3일 동안 마음 졸이며 우리 가족들에게 있어서 꼬미의 존재감과 빈 자리를 느끼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건강관리에 신경써 주고 오래도록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4회의 엑스레이 중 2회 비용을 감해 주시고 전체 비용에서도 5만원 추가 할인해 주셨다. 원장님께서 직접 퇴원날 오전에 목욕도 시켜주셔서 반질반질 윤기가 좔좔 흐르는 건강한 꼬미의 모습을 맞이할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꼬미와 함께 오랜만에 단 둘이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나도 걷고, 꼬미도 걸으며, 우리 함께 건강하게 지내자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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