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남편이 근무지 근처에서 입양해 우리 가족이 된 지 한달 된 막내 냥이 "토미"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파보 바이러스 동시 감염된 이후 토미의 병상 투병을 기록으로 남겨 언제 어디선가 같은 질병으로 고군분투하고 계실지도 모를 냥이집사님들과 공유하여 냥이 치료에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시길 바라며 이 글을 작성합니다.
토미는 스코티시폴드와 아비시니안의 혼혈 암컷 아이로 2022년 8월 생으로 예상합니다. 10월에 데려왔을 때 2개월이 넘었다고 전해 듣고 3개월차에 첫 백신 접종을 하러 동물병원에 가니 당시 3개월이 아닌 2개월 정도로 추정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샵에서 상품성을 위해 어려 보이고 귀여워 보여야 해서 어린 냥이를 데려와 진열해야 해서 속인거 같다고 하네요. 이 녀석의 귀여움에 우리도 금새 넘어갔지만, 토미 엄마와 아기 토미에게 미안해 집니다. 암튼, 이제부터 저희가 잘 키우고 오래도록 함께하고픈 맘이에요.
(아래 치료 과정에 대한 글은 편의상 반말체로 주~욱 기록하며 최종 완치 판정될 때까지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11월 10일(목) 몸무게가 1킬로가 되어 종합백신 접종을 했다. 꼬리 중간에 털이 적어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여쭤보니 해당 부위에 염증은 발견되지 않았고 아직 어려서 털이 자라는 중일 수 있으니 지켜보자고 하셨다. 이후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는데 내 기억으로 11월 16일(수) 즈음부터 밥을 덜 먹는것이 느껴졌다. 하루 급여량에서 조금씩 남았고 남는 양이 조금씩 더 늘어났다.
11월 18일(금) 몸무게를 재보니 867그램이다. 종합백신 접종을 했던 1주일 전보다 줄어든 것이다.
11월 19일(토) 오전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았다. 질병이 있을 수 있지만 잘 먹는게 중요하므로 1차적으로 사료를 기존 로얄캐년 베이비에서 키튼으로 바꾸어 샘플로 주셨다. 바꿔주신 사료를 진료 중 잘 먹어 이틀 정도 급여해 보고도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재방문하라고 하셨다. 지난번 방문 때 상태에 비해 꼬리 부분에 염증 같은 것이 생겼는데 링웜 증상이라고 하셨고, 아직 너무 어려 독성이 강한 약은 간에 좋지 않아서 소독을 해주며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눈꺼풀 부분이 살짝 부어 보이는 것은 고양이 바이러스라고도 불리우는 허피스 증상이라고 하셨다. 링웜에 허피스까지 모두 면역력과 관련된 질환으로 잘 먹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하셨다.
11월 20일(일). 전날 동물병원 진료 중에는 잘 먹는 것으로 보였던 사료를 먹지 않았다. 미지근한 물에 불려 주어도 잠깐 냄새만 맡고는 먹지 않았다. 아기냥이용 참치를 주었는데 그것도 입에 대지 않았다. 잘 먹지 않아서인지 저녁 때 재어보니 몸무게는 더욱 줄어들어 840그램이었다. 한편, 이 날은 뱅갈 성묘인 시카마저도 아침에 일어나 콧물을 많이 흘리고 사료도 먹지 않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진료를 받고 반나절 수액을 맞고 오후에 귀가하는 등 평소의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했다.
이틀 뒤인 11월 21일(월) 오전에 자고 일어나 체중이 재보니 또 다시 833그램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사료는 아주 조금만 먹었고 물은 자주 먹었다. 응가도 양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잘 먹지 않고 성장기인 아기냥이가 체중이 줄어드니 뭔가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다.
오전 일찍 토미를 챙겨 평소 우리 가족이 다니는 병원으로 나섰다. 상담을 통해 병증의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 피검사를 진행하고 바이러스검사와 세균검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세균 검사의 경우 신속항원키트 검사처럼 바로 알 수 없고 외부 업체에 보내 검사 결과를 2~3일 뒤에 알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영양수액을 맞으며 입원해 있기로 하였다. 뱅갈 성묘인 시카의 경우에도 전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반나절 정도 수액을 맞고 컨디션이 빠르게 회복되었기에 토미도 그렇겠지 생각했다.
입원 직후 병원 자체적으로 검사한 피검사와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결과 안내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파보바이러스가 둘 다 양성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 두 바이러스는 각각이 치사율 90%가 넘는 매우 위험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라고 한다. 이 때까지 나는 이 두 가지 바이러스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집단 생활하는 고양이들의 경우에는 한 번 돌면 거의 모든 개체가 폐사하는 등 고양이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아주 아주 무서운 바이러스들이다. 혈액 수치 또한 이들 바이러스의 영향 때문인지 매우 매우 안 좋은 상황이다. 혈액 수치상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복막염으로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셨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고양이 코로나 후유증인 복막염치료제가 얼마 전에 나왔다고 한다. 범백혈구감소증. 일명 범백이라고도 불리는 파보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고 파보바이러스의 경우 종합백신을 통해 항체를 만들 수 있지만 치료제는 없다. 토미의 경우 약 1주일 전에 예방접종을 했지만 그 동안 항체가 형성되었을지 미지수이고 너무 어리고 허피스 증상이며 링웜 증상이며 면역력이 낮아 나타나는 각종 질병을 달고 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에게서 떨어져 면역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더욱 무방비한 상태인거 같다. 암튼, 고양이들에게 가장 무섭다는 전염병 2개에 동시에 감염되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11월 21일(월) 1일차. 혈액 수치가 좋지 않아 일반 병실이 아닌 산소방에 입원하고 링거로 혈장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후유징인 고양이 복막염 치료의 경우 최근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약으로 인해 희망의 생겼지만 아직까지 고가의 비용이 들어간다. 남편과 상의하고 1시간의 고민 끝에 책임있는 자세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해보기로 결심하였다.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복막염치료제의 제약회사 사무실이 우리가 있는 송파구 인근인 하남시에 있어서 주문하자마자 바로 오후에 구해져 입원 첫날 치료제 주사로 바로 맞을 수 있었다.
고양의 복막염에 대해 검색해 보니 휴벳이라는 국내회사에서 개발한 복막염 치료제가 지난달인 10월 임상 3상을 통과했다고 한다. 토미가 맞는 것은 이 약이고 한 병을 구입하며 조금씩 주사기에 나눠 매일 1대씩 맞는 것이다. 고양이카페 같은 곳이나 블로그에 검색되는 글들을 보니 그 동안 중국산 치료제를 알리바바 같은데서 어렵사리 구입해 집에서 집사가 직접 맞추는 경우들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입원 첫주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면회를 갔다. 영역 동물인 특성상 낯가림을 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거 같았다. 우리 가족들이 너를 버리지 않았다고 매일 매일 가서 확인해 주고 싶었다. .
2일차엔 수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고양이들이 예민하여 수혈로 인한 알러지 반응을 일으켜 쇼크사할 수 있는 위험성도 안고가야 한다. 수혈은 정말 마지막에 한 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수단인거 같다. 또한,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의 경우 체구가 작기 때문에 혈액을 구하기도 어렵고 고가라고 한다.
3일차인 수요일엔 토미의 상태가 훨씬 좋아 보였다. 츄르 간식 하나 잘 먹었고 나를 보고 벌떡 일어나 좁은 병실에서 뛰어왔다. 이대로만 상태가 호전된다면 주말 지나면 집에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되었다. 신속항원 키트 검사 결과 파보가 음성이 나왔고, 코로나는 옅은 양성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상태가 호전된다면 수혈을 하지 않아도 된다. 통상 성묘들의 경우 첫주는 입원해 집중 치료하고 이후 퇴원하며 통원 치료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통원하여 복막염 치료주사를 일정 기간 맞아야 한다고 한다. 오후에 혈액 검사를 했는데, 겉보기 컨디션과 달리 혈액검사의 수치상으로는 아직 여러가지 상태가 좋지 않다.
집에 있는 시카에 대해 여쭤보니 바이러스의 특성상 아마 같이 걸려 있는 중인데 성묘이고 파보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이겨내는 중일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10일 정도 뒤에 시카의 컨디션이 괜찮으면 종합백신 한번 더 접종하라고 권유하셨다.
4일차엔 목요일에도 아침 저녁으로 면회를 갔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파보바이러스 각각 치사율이 90%가 넘는 바이러스인데, 생존율로 계산다면 겨우 1%의 가능성이다. 이번 주를 넘기면 생의 기로에 들어설 수 있다. 그래도 밥을 잘 먹어서 잘 버티는거 같다고 하신다. 아직 살아있는 존재로서 밥을 잘 먹는다는 것은 스스로 생의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도와주고 싶다.
5일차인 금요일 오후 알바 가기 전에 토미를 보러 갔다. 츄르 하나 잘 먹고 컨디션도 괜찮아 보였다. 피검사는 12시 넘어 하실 거고 2~3시쯤 결과 알려 주신다고 한다. 아직까지 수치들은 크게 변동이 없다. 특히 빈혈 수치가 매우 낮은 것이 걱정이다. 사료를 잘 먹는데도 피가 안 만들어지는 것인데 수혈의 가능성도 다시 한번 고려하는 중이다. 목이 편한 넥쿠션을 사갔는데, 감염 위험으로 권하지 않으셨다. 나중에 중성화해줄때 써야지...
6일차인 토요일은 처리해야할 집안 일들이 많이 쌓여있어 토미를 보러 가보지 못했다.
7일차에 가보니 그제보다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왼쪽 눈가도 부어있어 반쯤 감긴듯한 것이 허피스 증상 또한 전보다 심해 보였다. 어제 못가봐서 그런가 왠지 자책감이 들었다. 상태에 따라 수혈도 고려해야 한다고 하셨다. 현재 혈액은행이 동물보호단체와 소송이 진행 중이라 당장 치료용 혈액을 구할 수가 없는 상태라 혈액은행이 아닌 인근 동물병원 재고 등 다른 방법들을 강구해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병원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혈장주사도 떨어져서 추가로 못 맞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까지 주사 힘으로 버틴거 같기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고비를 넘어가지 못하는건가... 첫날로 되돌아 간거 같은 마음이 든다.
8일차인 11월 28일(월). 주말을 지나고 월요일인 이 맘 때엔 퇴원할 수 있으리란 지난주 내내 했던 기대와 달리 오전에 초음파 검사 결과 복수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검색을 해보니 복수까지 차면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알고 있어 이제까지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했다. 이 날 토미는 왠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혈액 수치도 여전히 좋지 않았다. 빈혈로 인해 체내에서 혈액을 통해 산소를 온몸 구석구석 나르지 못하는 상태라 산소방에 있으면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산소 공급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조혈 주사라는 것을 투여했다고 하신다.
9일차인 11월 29일(화). 집에 귀가하여 외래 치료로 전환할 것을 대비해 오전 내내 집에서 특대형 리빙박스를 활용해 산소방을 만들고 산소발생기를 대여해주는 의료기기 업체들을 검색했다. 대여 업체들에서 대부분 아크릴산소방을 함께 빌려주는데, 여러 반려동물들이 이용했던 것이라 소독을 해서 빌려준다고 해도 마음이 편치 않아 직접 만든 것을 사용할 예정이다. 산소발생기 대여 비용은 첫달의 경우 설치배송비가 포함되어 15만원 선이고 다음 달부터 9만원~12만원 선이다.
이 날 토미는 혈액 수치가 조금 좋아지며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산소방도 만들며 퇴원도 한편 준비했는데, 아뿔사 퇴원하기 직전 퇴원을 위한 신속항원검사 키트 결과 둘다 옅은 양성 표시가 나타났다! 금요일쯤 퇴원하는 것으로 다시 일정을 조정했다. 고양이의 흑사병으로 불린다더니...코로나바이러스, 파보바이러스 진짜 지독하구나. 고양이의 경우 항문에 면봉을 넣어 분변을 묻혀 검사를 시행하는데, 바이러스의 잔여 파티클일 수 있지만 집에 가면 성묘인 시카가 있기 때문에 이대로 퇴원하게 되면 토미와 시카 모두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한다. 사멸 직전 힘이 떨어져 있는 상태의 바이러스라도 새로운 숙주를 만나게 되면 다시 활성화되고 이를 계기로 증식할 수 있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알부민 수치가 올라가 이로 인해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면 복수도 체내에 다시 흡수되어 자연적으로 좋아질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서 산소방 안해도 될거 같다고 하셨다. 3일 뒤인 금요일쯤 퇴원해 보기로 잠정 계획했다. 이쯤되니 이제 병원비가 더 근심거리이다. 금요일까지 예상 견적을 뽑아보고 약간의 할인이라도 부탁 드렸다.
10일차, 11일차에도 면회를 이어갔다. 그새 뱃고래가 커졌는지 츄르를 2개도 먹는다. 입원 중에는 시판용 츄르가 아닌 병원에서 제공해주는 병원 처방 전용 츄르를 내내 제공받아 급여해 주었다.
12일차인 12월 2일(금). 이 날 오후에 퇴원 예정이었는데 다시 파보가 흐린 양성이었다. 결국 입원 기간을 며칠만 더 연장하기로 하였다. 오늘까지 나온 병원비가 화요일 예상 견적을 초과한다. 감당할 수 있는 예산을 훨씬 초과하니 병원에서 해줄 수 있는 최대의 할인을 조금이라도 받았고 분납도 가능하다고 하셨다. 전염병인 파보가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이대로 퇴원은 위험하기에 안심할 수 있을 때까지 입원을 연장하고 이후에 발생되는 추가 금액은 받지 않으며 알아서 처치해 주시겠다고 해주셨다. 줄곧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인 이 작은 아이에게 정이 드셨나...
13일차에 면회 가보니 이제 산소방에서 벗어나 좀더 넓은 입원실에서 냥냥 거리며 나와 아들을 맞이했다. 오른쪽 눈 위에 링웜 증상이 진행되어 보였는데, 당장 우리에게 링웜은 급한 불이 아니다. 우리에게 링웜 정도야 바이러스 질환을 이겨낸 후 꾸준히 관리하면 될 일이다.
14일차인 12월 4일(일)에는 내가 감기몸살이 걸려 직접 가보지를 못하고 전화 통화로 상태를 확인했다. 항원키트 검사 결과 코로나바이러스와 파보바이러스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15일차인 12월 5일(월) 낮에 면회를 갔다. 자고 있다가 "토미야~"하고 제 이름을 부르니 달려나와 기지개를 켜고는 의젓하게 앉아 냥냥 한다. 그새 키가 많이 자란 듯하다. 내가 서울 집에서 데리고 있는 기간보다 이제 병원에서 지낸 시간이 만 하루를 넘어섰다. 이젠 마치 병원이 제 2의 고향인 것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있어 보인다. 집에 가서 뛰어놀아야지 이 녀석아... 입원 당일엔 800그램의 저체중 상태였던 체중이 11월 10일(목) 종합백신 접종 당시의 몸무게였던 1킬로그램으로 거의 한 달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16일차인 12월 6일(화). 신속항원 키트 검사 결과 코로나바이러스는 음성이지만 아직 파보바이러스는 흐릿한 양성이다. 혈액 검사 결과의 경우 그 동안 내내 좋지 않았던 빈혈 수치, 혈소판 수치, 알부민 수치 모두 이제 모두 정상권에 접어 들었다. 면역글로블린 수치의 경우 최근 상향했는데, 그것은 체내에서 바이러스 등과 싸우기 위해 면역력을 최대한 동원한 것으로 아직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새 다리 길이도 길어지고 츄르도 3개를 흡입했다. 너무 어린 아가냥이였던 토미가 그래도 잘 먹어줘서 여기까지 버티고 온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입원 기간 내내 잘 먹으며 생의 의지를 보인 작은 녀석이 대견하다.
17일차인 12월 7일(수). 여전히 바이러스키트 결과는 파보에서 흐릿한 양성을 보이고 있다.
19일차인 12월 9일(금). 흉수로 인한 호흡 곤란 때문인지 낮에 가서 보니 다시 산소방에 들어가 있었다. 저녁 5시 이후 흉수 제거술을 시행하셨다. 종이컵 2/3컵 분량에 해당하는 약 60~70cc 노란색 액체가 나왔다.
12월 10일(토)과 12월 11일(일). 입원한지 3주를 채워가며 토미는 3번째 또 한 번의 주말을 병원에서 보내고 있다. 하루 일과 중 잠깐이라도 병원에 들러 서로의 눈을 마주치고 존재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22일차인 12월 12일(월). 주말 동안 별 일 없이 잘 지나갔으니 그걸로 됐다. 병원에 있는 동안 다리와 몸 길이가 길어졌다. 우리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보다 병원에서 보낸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면회 가면 나를 알아보고는 종종 앞으로 달려나온다.
23일차인 12월 13일(화). 키트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흉수가 다시 차올라 2차 제거술을 진행했다. 지난 번과 비슷한 양인 60cc 정도가 나왔다고 하셨다. 저녁 때 면회 갔을 때는 마취에서 깨어난지 얼마 안돼 지쳐 보였다.
24일차인 12월 14일(수). 낮에 면회할 때 간식으로 추르를 3개나 먹었다. 눈 주변 허피스도 지난 주에 비하면 많이 호전되어 보였다. 흉수로 인한 호흡 곤란 부작용 염려되어 여전히 산소방에서 지내고 있다. 이틀 뒤 다시 검사를 앞두고 있다.
26일차인 12월 16일(금). 키트는 모두 음성. 흉수는 더 차지는 않았다. 이대로면 내일 모레 퇴원 예정이다.
28일차인 12월 18일(일). 입원 4주를 채우고(?) 드디어 퇴원해 집에 오다. 고양이 사이 전파되는 바이러스 특성상 음성이어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1주일 간은 시카와 분리된 공간에서 격리 생활해야 한다. 시카는 거실에서 토미는 안방에서 생활하고 리빙박스를 활용해 만들어 둔 산소방에 두어 감염 가능성을 이중 차단했다. 토미를 만지거나 급여를 할 경우에는 비닐 장갑을 사용한다.
퇴원 후에도 앞으로 두 달간은 코로나 후유증인 복막염 치료제 주사를 매일 일정 시간에 주기적으로 맞으며 통원 치료를 해야 한다. 수 많은 생과 사의 큰 고비를 넘어가며 한 달을 보냈다. 이렇게 큰 고비들을 넘겼으니 할 수 있는데까지 잘 돌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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