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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세상/일상 그리고 단상

10년 뒤 나의 노후를 고민하니 한국 노인 여성의 '보편적 가난'이 보인다

by 중년엄마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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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50이 된다. 평균 수명 100살이라고 치면 반을 살아낸 셈이다. 당장은 대학 입시를 코 앞에 두고 있는 고등학생 두 아이들의 뒷바라지와 지원이 우선이라 월 최저 금액인 9만원 정도를 지역 임의 가입자로 불입하고 있는 국민연금 외에 나의 노후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대비를 아직까지 하고 살고 있지 않았다. 나는 소망한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하면 그 땐 나도 엄마로서 책임감으로 매여있는 삶보다는 개인으로서 나다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당당한 노인으로 독립하고 싶다. 10년 뒤쯤, 과연 나의 당당한 독립은 가능해질까? 
 
자녀 독립 후엔 나도 당당한 노인으로 독립할까?
 
노후라는 아주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나의 인지와 감각은 여러 직간접 사례들을 보며 문득 문득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는 정도이다. 일단, 내가 속한 보편적 사회적 집단인 현재로서는 중년 여성이자 앞으로 노인 여성이 될 입장에서 10년 뒤쯤 펼쳐질 나의 노후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보고자 '우리나라 노인 여성의 보편적 가난'을 주제로 글을 정리해 나가며 노후에 대한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을 털어내 보려 한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한국 노인 여성은 보편적으로 가난하다.

 

2020년 나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목표로 관련 교과목들을 학점 은행제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수강했다. 아직 모든 과목들을 이수하진 못했는데, 여성복지론과 노인복지론이 비교적 쉽게 다가와 이 수업들을 먼저 수강했다. 사회 복지의 영역에서 이 두 과목이 만나는 교집합의 연구 대상은 여성 노인이다. 가까이는 현재 나의 어머니가 그들 중 한 사람이고 또한 앞으로의 내가 그들 중 일부가 될 것이다. 이 수업들을 통해 대부분 한국 여성 노인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현재 60대 이상 한국의 노인 여성 세대는 대부분 전업주부로서 살아오며 대외적인 경제 활동보다는 가정 내 가사 노동이나 돌봄 노동과 같은 보조적인 역할을 감내해 왔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가족 내 희생양(scapegoat) 역할을 감당하며 지난 생의 대부분을 보낸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감내한 가정 내 노동 수준에 비해 경제적인 보상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자산 형성의 비율도 적은 편이다.   
 
한국 노인 여성 경제적 취약해... 중년의 나에게 숙제
 
게다가 평균 수명이 늘어났지만 대부분의 경우 노인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어 기혼일 경우 배우자인 남편의 사망 이후엔 대체로 이전보다 더욱 가난해진 노후를 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현재 노인 세대 여성들의 경우 대부분 국민연금이든 사적연금이든 현금 유동성을 가진 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월 30만원 정도의 노인 기초 연금을 수령하거나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 뼈 마디 사이 관절이 남아있는 한 스스로 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영업 같은 작더라도 자신의 사업체를 가진 경우라면 그래도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재산 상속 등으로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경우 부동산 같은 자산으로 매월 일정한 현금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으나 재벌이 아닌 이상 노동 소득이 전혀 없는 노후에 매월 건강 보험료나 재산세, 종합소득세 같은 공적 세금 지출도 무시하기 어렵다.    
 
노후엔 건강 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나의 부모님이나 친구 부모님들의 경우를 보아도 대학병원을 수시로 드나드시며 각종 정밀 검사며 그에 따른 치료를 하시고 간간히 시술이나 수술을 하시기도 하는 것이 이젠 전혀 낯설지 않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수술을 하는 경우엔 보호자가 있어야 하므로 배우자 부재 시엔 자녀에게 의존해야 한다. 내 또래의 경우, 자녀가 한 명이나 두 명인 경우가 많아 자식 입장에서 부담이 커질 것이다.   
 
젊음이든 건강이든 현재보다 부족한 상태에서 남은 생을 보내야 하는 나의 노후를 위해 이전 세대와 달리 나는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할까. 중년의 나 자신에게 숙제를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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