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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중년주부 블로그 도전기

중년주부 블로그 도전기 : 기억을 넘어 기록하고 공유하며 소통으로 나아가다

by 중년엄마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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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운영하며 나의 초심을 되짚어본다


문과 출신인 중년 주부들 중엔 나처럼 한때 문학 소녀를 자처한 시기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아이들 나이인 나의 사춘기 십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에게는 일기장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친구들과 쪽지나 편지를 수시로 주고 받던 갬성이 있었다.

아마도 나의 사춘기가 시작되던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 대학교 다닐 때까지 나는 꼬박꼬박 일기를 써 왔다. 빈 노트에 날마다 적어나가는 것은 일상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일상에서 오염된 내 감정을 배설하고 정화하는 작업이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도 사람들도 그리고 나도 변하여 지금은 종이 대신 스마트폰으로 공공연히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문자를 보내고, 톡을 남긴다. 이렇게 짧은 단상들과 이미지의 홍수 속에 나 또한 디지털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일상에 대한 기록의 욕구... 블로그를 떠올리다


짧은 단상들을 좀 더 생각하고 정리한 후, 내 삶의 흔적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이것이 중년의 내가 어느날 갑자기 "맘스토리"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글쓰기에 그치기 보다는 이왕이면 나의 경험에 바탕한 나의 시각으로 정리된 생각들을 조금 더 다듬어 언제가 이 글을 읽을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어느 정도는 있다.

블로그는 십 여 년 이상 디지털의 변화 속도를 기준으로 하자면 상당히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이용되어지고 자리 잡은 개인 매체이다. 그러나 이전에 나는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시절을 거치며 한 동안 잊고 지내다가 이후 나는 네이버 블로그가 한창일 때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마도 그 사이 두 아이들의 출산과 육아로 바빴다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으며, 그 시절에는 육아와 살림 외에는 관심을 갖었던 특정 주제도 딱히 없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것 같다.

중년 엄마의 건망증 극복... 기록해서 기억하라


지금 나는 반 백년에 가까운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이고,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전업주부이자 두 아이들의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체력이나 열정은 예전같지 않지만 꼼꼼히 챙길 것들이 더욱 많아진 느낌이다. 그 괴리감을 메우기 위해서 어디든 적어놔서 기록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사십대에 접어 들면서 부쩍 많아졌다.

실제 오프라인 일상 생활에서 나는 스프링노트며 수첩, 포스트잇, 화이트보드 등 온갖 메모 도구들에 잡다한 내용들을 수시로 적어 놓곤 한다. 뭐든지 금방 까먹기 때문이다. 오늘 할 일들부터 전화 통화하며 오고 간 내용들 중 기억해야 할 것들, 오늘 저녁에 해 먹을 음식 목록과 인터넷으로 뒤져 찾아낸 레시피까지... 내 일상과 관련한 글자들이 잔뜩 적혀 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에도 무언가를 적어 놓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의 삶을 누리며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흔한 40대 중년 주부이지만, 나의 기록과 흔적들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언니들, 친구들, 동생들에게 공감이 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디지털 기록으로 남겨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부족하고 엉성할지언정 부끄럽지는 않았으면 한다.

마치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들은 선생님 수업 내용들과 교과서로 복습하며 내 나름대로 이해하고 소화한 내용들을 따로 잘 정리해 놓은 가장자리 닳은 공책같은 그런 블로그가 되기를 은근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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