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어느 날 우연히 이런 저런 게시물을 읽다 관련 검색을 연이어 하고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마음이 꽂혀 내친김에 네이버에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한지 이제 만 3개월을 채웠다. 지난 3개월 동안 최선(?)을 다하진 않았지만, 체력이 되는 선에서 새로운 영역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진행했다.
앞선 글에서 밝혔듯이 쇼핑몰을 개설하는 일 자체는 요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워낙에 좋은 인터넷 쇼핑몰 관련 서비스들이 많아서 그다지 비용도 들지 않고 간단히 컴퓨터만 다룬다면 어렵지 않다. 쇼핑몰 개설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들로 구성할 것인가를 정하고 그에 맞는 도매처를 찾아 개별 상품들을 등록하고 운영해 나가는 일이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일 것이다.
3가지 운영 방식 : 위탁, 사입, 주문제작
쇼핑몰 운영의 방식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위탁 판매, 사입, 주문 제작 등이 그것이다. 위탁 방식은 쇼핑몰 사업자가 직접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고 기존의 도매처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배송되어 전달되는 방식이다. 사입 방식은 도매처에서 직접 해당 상품을 구입한 후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이다. 주문 제작 방식은 판매자가 상품을 기획하여 제조업체에 주문 제작을 의뢰하여 판매하는 방식라고 할 수 있다.
이 3가지 방식들 중에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방식이 위탁 판매 방식이다. 재고의 부담이 없어서 공간도 필요없고 초기에 큰 투자 비용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판매자가 일일이 제품 상태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도매처와 거래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의 경우도 네이버에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 일단 경험을 조금씩 쌓으며 배워나가자는 생각에 대부분의 경우처럼 위탁 판매 방식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위탁 판매를 지원하는 도매 쇼핑몰을 찾아야 했는데, 신기하게도 나의 최근 검색어들을 바탕으로 이런 나의 니즈를 읽은 AI는 그에 맞을만한 도매처들을 광고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해당 쇼핑몰에 가서 살펴보고 회원가입을 하고 등록할 만한 제품들을 골랐다.
초기 위탁판매 초보 사업자들을 위한 쇼핑몰에 관한 정보는 여기 저기 많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 클래스101을 비롯해 이와 관련한 유료 교육도 상당히 많이 있고 이러한 교육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스마트스토어 등 쇼핑몰 사업 초창기에 진입해 사업이 자리잡고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있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월 천만원으로 쉽게 번다며 스마트스토어 성공 노하우를 교육하는 유튜브 운영자 신*임당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유튜브 신사임당 채널은 20억 원에 매각됐다고 한다. )
여기까지는 나의 여가 시간 외에 큰 비용도 들지 않았고, 상품 등록도 틈나는 대로 해서 20여 개 정도를 채워 나름 스토어의 기본을 갖춘 모양새가 되었다.
단가 조정, 마케팅 등 초보 사업자의 난관
첫 번째 문제는 상품의 단가를 조정하는 일이었다. 네이버는 검색 엔진을 바탕으로 성장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네이버 쇼핑을 통해 개별 상품의 가격을 중심으로 상세히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10원이라도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기도 하고, 100원 더 주더라도 믿을만한 곳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초기 쇼핑몰 사업자들은 자신만의 브랜드와 입지가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단가를 최저가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뭔가 모순을 발견한다. 어떤 상품을 소매 쇼핑몰에 위탁판매 방식으로 공급하는 도매처에서 별도의 소매 창구를 살짝 다른 이름으로 운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쇼핑몰마다 대표자명, 사업자등록번호, 주소 등의 판매자 정보가 나타나는데 이를 보면 같은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게다가 도매 당사자이니 가격 경쟁력은 기본으로 말할 것도 없다. 결국, 소비자들은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도매처에서 직영하는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보면, 쇼핑몰 교육 전문가 혹은 이미 쇼핑몰로 성공한 사업가랍시고 유튜브 등에서 말들의 공통점은 상세 페이지를 독창적으로 작성하고 다수의 찜하기나 리뷰를 유도하여 스토어를 브랜딩 하라고 한다. 상품은 같아도 달라 보이게 만들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그것이 브랜딩이라고 가르친다. 결국 경험이랍시고 하면서 도매처의 제품을 홍보해 주는 업계의 보조자 역할에 그치는건 아닌가 회의가 올라온다.
두 번째 문제는 마케팅에 관한 부분이다. 스토어를 만들었으면 이를 알려야 한다.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여 구매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신기했던 것이 내가 스토어를 만든걸 어떻게 알았는지, 상품 등록 1개 달랑 했는데, 판매자 정보에 있는 이메일과 전화번호로을 일명 마케팅 업체들이라는 곳에서 연락이 자주 온다. 제품 리뷰와 찜하기를 늘릴 수 있는 묘수를 알려주겠다고 달콤하고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데 쓸 돈까진 없어서 단번에 거절하곤 했다. 나와 같은 초짜 쇼핑몰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컨설팅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3개월 동안 구매는 3건이 이루어졌다. 이 중 2번의 구매는 동생과 베프가 한번씩 해주었다. 실은 주문 메카니즘을 경험으로 알고싶어 살짜쿵 부탁했다. 그 외에 일반 소비자 한분의 경우 나의 영세 쇼핑몰의 상품을 어떻게 아시고 어떤 경로를 통해 구매한 것인지 궁금하면서도 그저 신기했다.
현재까지 이 길이 나의 길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 최근 들어서는 무작정 경험에 못지 않게 끊임없는 공부와 준비 그리고 각오도 어느 정도 필요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자주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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