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람과 세상/교육, 입시 이야기

고물가 시대 수험생 엄마의 딜레마.. 중고등 아이들 학원비는 차마 못 줄이네

by 중년엄마 2024. 3. 29.
728x90
반응형

비싸다 비싸. 모두 비씨기만 하다. 집도 비싸고 식료품도 비싸고 공산품도 비싸다. 이럴 때 사실 절약하는 방법은 최대한 마트 덜 가고, 안 쓰는 것이다.
 
사실 줄일 데가 더 이상 없기도 하다. 나한테 쓰는 것만 더더욱 줄일 뿐이다. 아직 한창 돈먹는 하마인 아이들 뒷바라지가 남았기에 마음 약한 엄마 마음으로는 줄일 수가 없다. 미용실에 가 본 지도 오래고 신상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학령기 아이들을 키우면서 사교육비는 일상의 모든 절약을 허물어 뜨리고 사소하게 만든다. 첫 아이의 경우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서 중학교까지는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사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올라가서 큰코 다쳤다. 내신 성적이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매우 중요해진 현재의 입시 제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첫 중간고사를 치른 후 부랴부랴 내신학원에 등록했다.  
 
그리고나서 갑자기 늘어난 가계 지출에 오래 동안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알바 전선에 뛰어 들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시작했다. 아이돌보미, 주방보조 및 설겆이, 시간제 가사도우미도 시도해 보았다.
 
보통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학원비 앞자리 숫자가 바뀐다고 한다. 초등 20만원, 중등 30만원, 고등 40만원 이런 식이다. 이것도 단지 한 과목 기준이고 교재비도 포함하면 과목당 5만원에서 10만원이 추가된다.  
 
내신 위주의 입시 환경에서 한 과목이라도 소홀할 수 없다. 몇만원 족보닷컴 정도는 우스운 수준이고 개개인이 대형 학원 시스템에서 확보하고 생산해내는 방대한 데이터의 물적 공세를 따라잡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이렇게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을 보내고 나면, 3학년에 접어 들어 수능이라는 또 하나의 큰 산이 눈 앞에 기다린다. 내 보기엔 수능도 마찬가지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양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풀어 답을 내야 한다.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다. 
 
고3이 되면 학원비는 빅 점프를 한다. 수능을 앞두고는 국영수 이외에도 탐구 과목도 챙겨야 한다. 우리 아이도 내내 혼자서 해본다고 했었는데, 5지선다 객관식의 대입 수능이란 것이 시간과의 싸움이라 그 벽에 부딪힌다.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학원비 등 사교육비는 2배, 3배를 껑충뛴다. 방학 특강을 비롯해 엄청난 양의 교재비 외에도 컨설팅 비용, 원서 접수 수수료 등도 고려해 두어야 한다.  
 
솔직히, 당시 닥치는대로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아직 조금씩 갚아 나가고 있다. 다행히 아이가 재수하지 않고 본인에 맞는 학교에 입학해 잘 다니고 있어서 앞으로 추가 비용은 없다.
 
재수를 한다면 몇 배가 드는 것이 현실이다. 혹시나 해서 알아본 바로는 재수종합학원들의 경우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수업료, 교재비, 자체 독서실 이용료, 급식비 등을 합치면 월 평균 300만원에 육박한다.
 
기숙학원이라면 여기에 조식비, 숙식비, 세탁비 등 약 100만원 정도가 더 추가된다. 월 400만원이다. 아무나 재수 못 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재수, 삼수 시킨다는 집들은 부자로 보인다.
 
여전히 요즘도 나는 동네 아름다운가게나 굿윌스토어에서 3천원짜리 티셔츠와 5천원짜리 바지를 사 입고 머리는 가뜩이나 숱도 적어지는데 흰머리가 듬성듬성한 생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다닌다. 가끔 나도 나 자신에게 나의 엄마가 되고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