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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세상/교육, 입시 이야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등교에 대한 개인적 평가와 교육에 관한 고민과 성찰

by 중년엄마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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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시작에 앞서 이 글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의 한 사람로서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임을 밝히며, 지난 반 년을 돌아보며 제가 관찰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취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중년 나이의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로서 저에게는 올해 중1과 중3인 두 명의 중학생 자녀들이 있습니다. 오늘 두 아이들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1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여름 방학을 시작 했습니다. 지난 한 학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고, 너무나 지리했고 한편으론 너무나 숨가쁜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 온라인 개학 맞이하다  

 

2020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급습으로 인해 2019년 12월 말경 시작된 겨울 방학이 느닷 없이 길어지고 2020년의 새 학기 개학도 수 차례에 걸쳐서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해입니다. 이것은 세계적인 상황으로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한 온라인 개학과 온라인 등교. 다행히 우리나라는 전국적인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과 정보통신 스마트 기기들의 대중적인 보급으로 인해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는 제법 갖추어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만 해도 아파트에 거주하기 때문에 KT의 기가 인터넷 통신망이 들어와 있으며, 오랜 회원이라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도 인터넷 속도를 기가급으로 곧바로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공유기를 추가해 무선 인터넷 이용도 집안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 아이들 모두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집에는 비록 저가의 보급형이지만 데스크탑과 노트북, 태블릿PC 등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정보통신 인프라 기반 교육 '내용'에 집중해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즉 온라인 수업의  내용 면에서 살펴 보자면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사실 EBS를 비롯해 인터넷강의 업체들에서 일타 강사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가 몇 배, 몇 십 배 나은 것이 사실입니다. 수업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그 분들은 이미 온라인을 통한 방송 형식에 적응을 넘어서 특화되어 있는 프로들이니까요. 

 

정보통신 기기들이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의 경우 불과 1주일 안팎의 준비 기간을 통해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기존에 교실에서 진행하던 수업들의 내용들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인가 고민이 많으셨을거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부 수업들의 경우 유튜브 특정 영상이나 EBS 강의 링크만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많았던거 같습니다.

 

지식 전달, 평가에 치중한다면 학교 존재에 의문

 

이러한 평가와는 별개로, 저에게 지식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문점을 갖게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학교는 수업을 통해 지식을 익히는 곳에 그칠까? 하는 점입니다. 

 

4월 초순 온라인으로 개학을 하게 되고 올해 중1이 된 둘째 아이의 경우에는 오랜 전통의 행사이자 상징인 강당에서의 설레임 가득한 입학식도 없이 그저 온라인 랜선을 통해 관념적으로 중학생으로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등교한 학교에서는 그 동안 밀린 각종 수행평가와 시험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예전처럼 침 튀겨가며 가까이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금지되고 교사들에 의해 발견될 때마다 지적되곤 했습니다. 오프라인의 학교는 각종 평가와 감시로 인해 설레임 대신 긴장으로 아이들을 짓눌렀습니다.  

 

 

아이들은 공동체 속 다양한 인간관계 통해 성장한다

 

학기 초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과 사귐, 전근 오신 선생님들과의 만남과 적응 그리고 기대 섞인 긴장과 같은 감정의 영역의 경험들은 앞으로의 아이들에게는 이제 낯선 아날로그적 인간의 감성과 옛 시대의 정서로 박제되어 버리는 걸까요.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적응이 빨라서인지 새로운 친구들을 알아가고 새로운 유형의 인간 관계를 맺기 위해 게시글에 댓글을 남기고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틱톡에 가입해 친구 신청을 하고 친구를 맺기도 했습니다. 0과 1이라는 숫자로 대변되는 디지털의 온라인 공간에서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짧은 댓글을 통해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을 찾고 소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한 갈망은 스마트 기기로 채울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만나서 꺄르르 웃고 교실이 떠나가라 떠들고 학교도 욕하고 담임 선생님 뒷담화도 하고 반성하고, 친구와 오해로 싸웠다가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수 많은 과정들을 거치며 우리들은 처음에는 비록 매우 많이 부족하고 불안전한 인간이었지만 지금 이 만큼이라도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내면의 성찰, 타인과의 소통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어

 

2020년 1학기, 반 년이라는 시간을 컴퓨터에서 흘러 나오는 보이지 않는 전자파와 사투하며, 집에서 두 아이들과 여느 가정들처럼 지지고 볶으며 제가 깨달은 것은 학교는 불완전한 여러 종류의 어린 사람이 모이는 곳이며, 그들이 서로 부대끼며 서로를 바라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과정 그 자체가 교육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숙명과 같은 문명의 대전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한 사람의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람과 소통하며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을 이해하고 그 방법들을 익혀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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