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은 어려서부터 레고를 좋아하고 최근에도 즐기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만의 레고 부품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인가 자신의 용돈을 모아 올 여름방학에 3D 프린터를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나 봅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이것저것 알아보더니 나름대로 쓸 만한 물건은 2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저도 얼마간은 보태줄 계획으로 비상금으로 총알을 장전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에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오마이뉴스에서 "과학고 교사들 잇단 희귀암 육종... '3D 프린터 공포' 확산(2020년 8월 3일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떠서 정말 식겁했습니다. 기사를 자세히 살펴 보니, 경기도의 한 과학고에 근무하며 3D 프린터를 수업에서 많이 활용해 왔던 선생님들 두 분께서 동시에 희귀암으로 알려진 육종에 걸리셨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것은 두 분 중 한 분의 선생님께서는 이 학교에서 3D 프린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신 분으로 이미 지난달인 7월 27일 돌아가셨으며, 나머지 한 분의 선생님께서는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셨는데 올해 3월 육종 수술을 받으신 후 학교에서 근무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투병중이신 선생님께서 나름 수소문하신 결과 3개 고등학교 네 분의 선생님이 암 진단을 받으셨으며, 이 중 세 분은 육종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또한, 더욱 안타깝고 화가 난 것은 올해 교육부와 교육청에 3D 프린터의 위험성에 대한 대책 및 매뉴얼 마련 등을 투병중이신 선생님께서 수 차례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3D 프린터는 박근혜 정부 정보통신전략위원회 결정에 따라 2015년부터 전국 초중고 절반 이상의 학교에 보급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 시도교육청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의 65%에 해당하는 초중고에 3D 프린터가 보급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재의 종류 및 유해 물질 특성 연구(2019) 보고서'를 인용하며 "선행 연구 자료에서 가스상 물질로 포름알데히드 등 19종, 입자상 물질은 중금속 크롬 등 5종이 검출"되며 "연구 대상 일부 소재에서 발암성 및 생식 독성 등을 나타내는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방과후 및 진로체험 특별 활동 등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한 oo 만들기 체험' 등과 같은 주제의 활동들이 제법 꾸준히 있어 왔었던 것을 감안하면, 3D 프린터가 알려져 온 지난 몇 년 동안 3D 프린터로 인한 피해 실태 조사 및 안전 확보를 위한 조속한 대책 마련이 개학 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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